적지 않은 분들이 P2P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중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지나치게 낮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위험 중수익을 노리는 분들이 대체투자방안으로 떠오른 P2P 투자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P2P 투자도 하나의 '투자' 활동인 만큼 '내 돈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가짐으로 철저하게 사전분석을 요구합니다. P2P 금융회사는 절대로 투자자의 원금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표면적인 설명과 수익률 등만을 믿고 나의 귀중한 돈을 남에게 빌려주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채권의 연체 또는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상당수의 P2P 회사는 중개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에 사측의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 대출중개 전문 P2P 펀다(FUNDA) - 394호 분석>

제가 P2P 투자를 진행하면서 살펴보는 리스크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업체 리스크

둘째, 상품 리스크

셋째, 시스템 리스크


(1)업체 리스크


업체 리스크란 P2P 회사가 도산 또는 업무를 중단할 수도 있는 위험성입니다. P2P 회사가 설령 망한다고 하더라도 채권-채무 관계는 소멸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경우 채무인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차주는 본인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추심행위를 할 세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얼렁뚱땅 넘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전주(錢主, 소위 말하는 쩐주)는 여럿이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이 하나의 구심점으로 모이기 쉽지 않고, 분산투자 등을 통해 개별 건에 소액투자를 했을 사람들이 수많은 채권을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업체 리스크를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2P 업계는 현재 급속도로 성장 중에 정부 가이드라인에 막혀 성장이 정체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개별 업체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가이드라인이 변경·수정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당분간은 영업을 지속해나갈 것입니다. 펀다는 초기부터 자영업자 대출만을 공략해온 업체로서 나름대로의 확실한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P2P 업계 전체로 보면 대출취급액 규모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낮은 편이 아니며 하나의 유형만을 취급해온 장점이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펀다는 최근(2017년 5월) BC카드로부터 28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향후 1-2년 이상의 영업은 금전적으로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또, BC카드가 2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독단적으로 경영중단 등을 주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업체 리스크는 낮은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2)상품 리스크


상품 리스크란 말 그대로 개별 투자건에 대한 위험성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394호 [속초코다리냉면(균등형)]을 분석합니다.



394호 속초코다리냉면(균등형) 상품은 표면적으로 연수익률 10.17%를 자랑합니다. 그러므로 일반투자자의 경우 27.5%의 세금을 제외한 7.37%의 실질 연수익률을 누리게 됩니다. (10.17*0.725) 그러나 실제 상환일정을 보면 첫 원리금 지급일이 8월 6일인 바, 실제 수익률은 연 7.37%보다 더 오릅니다. 만약 내일(7월 18일) 투자마감이 되고, 내일 투자한다는 전제 하에 계산을 해보면 3개월 상품은 연 8.42%, 6개월 상품은 연 7.84%, 12개월 상품은 연 7.65%가 나옵니다. 1차 상환일이 불과 20일 가량 후이기 때문에 만기가 짧을수록 이에 대한 수익률 증대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겁니다.



그러나 수익률이라고 하는 건 어디까지나 차주가 대출금을 전부 상환했을 때의 얘기입니다. 그러므로 상환 가능성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제가 눈 여겨 본 것은 해당 가게의 매출 변동성입니다. 이 가게의 매출 추이를 보면 냉면집답게 계절별 매출 변동성이 상당히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운영기간이 1년 3개월인 것을 보면 '오픈특수'라기 보다는 매출 변동성은 계절에 기인한 것임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가게의 지난 6개월 매출 평균이 월평균 매출액으로 잡혔는데, 매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여기에는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 대출정보를 보면 부동산 담보대출이 약 14억원 존재합니다. 담보 물건이 하나인지 여럿인지 모르겠지만, 하나라고 가정하여, 국민은행은 약 연 4% 전후, 신협은 약 연 6% 전후, 현대캐피탈은 약 연 10% 전후라고 추정해봅니다. 그러면 각 금융사에 지불해야 하는 월 이자비용은 각각 216만원, 301만원, 125만원입니다. 도합 642만원입니다. (물론 오차는 존재합니다)


월평균 잉여자금이 1,401만원인데 여기에 642만원을 더하면 약 2,040만원입니다. 이 가게가 7,453만원의 매출을 통해 얻는 영업이익이 약 2,040만원이라는 뜻입니다. 영업이익률 27% 수준으로 대부분의 요식업계와 흡사한 수준의 범위 내에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차주가 매월 600만원 이상의 고정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냉면집이다 보니 9~10월까지 매출은 잘 나올 겁니다. 다만 11월 이후 비수기에 접어들어, 작년 12월~ 올해 1, 2월처럼 매출이 약 4천만원 수준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여기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4,000만원의 매출이면 영업이익률 27%로 셈할 시, 매월 이익이 약 1,080만원입니다. 여기서 600만원 이상의 금융권 이자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잉여자금이 400만원이 채 안 될 것입니다. 이 때 펀다 상환금이 497만원이라는 것은 매달 적자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시스템 리스크


시스템 리스크란 시장 전반에 미치는 리스크입니다. 제 생각에 이번 투자건을 분석하는 데 살펴봐야 할 시스템 리스크는 2가지입니다. 하나는 P2P 시장 전반 또는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이고, 둘은 최저임금 상승입니다.


P2P 시장 전반에 대한 리스크는 예측할 만한 내용이 없는 듯합니다. 최근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단 시일 내에 가이드라인이 더 강화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는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1년 이내의 단기투자에서 크게 염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문제는 최저임금 상승에 있습니다. 2018년도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위 가게는 직원을 11명이나 고용하고 있는 곳입니다. 최저임금 상승분 만큼 비용이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적지 않은 비용지출이 늘어날 것입니다.


결론


펀다에서 '기간분할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대출을 연장하지 않는 이상 3개월 만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394호의 경우 위와 같은 리스크가 존재하는 바, 투자를 연장하지 않고 3개월 만에 자금을 회수하는 조건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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