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흔히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을 관용적으로 쓰긴 해도 그것이 갖는 진짜 의미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직도 고수익률만 보여주면 이면의 리스크는 이해하지 못 하고 수익률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주식시장에서 수익률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거기서 리스크 대비 보상비율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위험 조정 수익률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리스크 대비 보상비율에 지나치게 함몰되면 ETF 투자 등에 빠지기 쉽다. 왜냐하면 타임프레임을 길게 늘여놓고 시장 인덱스를 살펴보면 손실을 입을 확률이 0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손실을 입을 확률'로 해석하나 '불확실성'으로 해석하나 둘 다 0에 수렴하는 건 사실이다) 다시 말해 리스크가 0이니,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무한대라는 뜻이다. 리스크 대비 보상비율이 무한대라는 건 최고의 투자 아닐까. 의사 출신인 똑똑한 systrader79님이 궁극적으로 ETF에 빠지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소음과 투자>도 비슷한 메시지를 던진다. 시장이 떠드는 얘기를 듣지 말고, 분산투자하고 장기투자하라는 얘기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은 우상향하니까. 분산투자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인 것이고.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와 같은 맥락에서 시장 소외주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긴 하지만 결국 메시지는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 자릿수 연수익률을 기대하고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요즘은 100세 시대여서 그런지 모아놓은 자산이 많지 않은 이상 60대조차도 한 자릿수 연수익률에 별로 만족하지 못 한다. 리스크 대비 보상 비율이 무한대인 건 좋지만 그래도 주식시장에서 연 6-7% 기대수익률은 너무 낮은 것 아닌가. 심지어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미국 시장과 달라서 타임프레임이 5~10년 된다고 무조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1989년의 코스피 고점을 2005년이나 되어서 돌파한 걸 사람들이 알기나 할까? 자그마치 16년 만이라고!! 그조차도 남들은 강남 아파트 값이 2배가 됐다, 3배가 됐다 떠드는 걸 전부 견뎌내고 얻는 수익률일텐데 정말 너무한 것 아닌가 싶다.


결국 워렌 버핏이 하는 말로 되돌아온다. 무슨 주식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펀드에 돈 맡기지 말고 그냥 S&P500 ETF나 사라는 조언. 고리타분하게, 혹은 안전하게 재테크할 생각이라면 그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우리의 일반적인 기대치는 그게 아니다. 연 6-7% 벌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주식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주식이나 포커나 베팅한 만큼 먹는 거다. 그게 바로 트레이딩이 흥미로운 이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