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도박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그러다보니 돈을 벌기도 하고 잃기도 하지만 벌고 잃는 과정에 어떤 하나의 체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마구잡이로 계좌가 흔들립니다. 돈 버는 날은 엄청 기쁘고, 돈 잃는 날은 너무 우울합니다. 돈 버는 건 내 실력 덕분이지만, 돈 잃는 건 운이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날은 크게 먹고, 어떤 날은 더 크게 잃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달은 큰 수익인데, 어떤 달은 지옥까지 경험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운으로 시장에서 버티고, 운으로 시장에서 탈락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이런 건 올바른 매매가 아닙니다. 올바른 매매는 계좌관리를 통해 안전하게 돈을 버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계좌관리의 핵심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계좌잔고가 우상향할 수 있도록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고 싶어하지만 돈을 잘 벌지 못 합니다. 잃지 않으면 승자라는 말도 있지요. 사실 제 생각엔 어느 누구나 주식으로 돈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게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중요도 Top 5에 드는 게 바로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각종 주식카페의 몇몇 분들의 글을 보면 돈을 버는 구조에 대해 고민하지 않거나 실천을 하지 않고 계신 것 같습니다. '네가 뭔데 건방지게 내가 고민을 해봤다, 해보지 않았다 감히 평가하느냐'고 반발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모든 분들에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니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한 번 이 기회에 좋은 생각거리를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돈을 번다면 저 또한 아주 기쁠 겁니다.


일반인들은 '주식한다'고 하면 종목추천부터 떠올립니다. 종목만 잘 찍으면 다 돈 버는 줄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글을 읽을 정도의 분이라면 종목추천만 가지고 돈 벌 수 없는 것 잘 아실 겁니다. 종목도 잘 찍어야하고, 그 다음으로는 매매타점을 잘 잡아야 하니까요. 맞죠? 하지만 저는 여기에다가 적어도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일'을 얹어야 진정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도 돈을 버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분명 그 분들은 생각해보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이러한 사실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에 돈을 벌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종목도 잘 선정하고, 매매타점도 잘 잡는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매매에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돈을 못 벌고 계시다면 돈을 버는 구조에 대해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왜 제가 돈을 버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아래 두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분의 계좌(상황 A)는 이렇습니다.


 매매 일자

당일 손익 

 1일차 

 0 (매매없음) 

 2일차

 +245,000 

 3일차

 +147,000 

 4일차

 +81,000 

 5일차

 -17,000 

 6일차

 +199,000 

 7일차

 +23,000 

 8일차

 -431,000 

 9일차

 -379,000 

 10일차

 +54,000 

 11일차

 +11,000 

 

얼핏 보면 빨간 날이 파란 날보다 많네요. 수익 본 날이 손실 본 날보다 많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11일차까지 매매를 마친 이 분의 결과는 어떤가요? 67,000원 손실입니다.

매매승률이 70%나 되어 돈을 번 날이 잃은 날보다 많았는데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왜일까요? 소위 말하는 '조금 벌고 크게 잃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한 달 동안 번 돈 이틀 만에 다 날렸다'는 글을 올리시는 분들이 이런 계좌를 갖고 계실 겁니다.

이런 분들의 누적계좌곡선을 그려보면 아래와 같은 모양을 보입니다.





그럼 다음 두 번째 분의 계좌(상황 B)를 한 번 보겠습니다.

 

 매매 일자

당일 손익 

 1일차

 0 (매매없음) 

 2일차

 +171,000 

 3일차

 +44,000 

 4일차

 -182,000 

 5일차

 +87,000 

 6일차

 -141,000 

 7일차

 +195,000 

 8일차

 -180,000 

 9일차

 +153,000 

 10일차

 -166,000 

 11일차

 +83,000 



이 분은 첫 번째 분보다는 파란색이 많이 보이는 것 같네요. 매매승률이 조금 낮은가봅니다.
 

하지만 20만 원을 넘는 수익이나 손실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네요. 역시나 11일차 매매가 끝나고 난 뒤 결과는 64,000원 수익입니다. 매매승률은 60%로 첫 번째 분보다는 낮지만 큰 손실이 없다보니 이번 달을 수익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잠깐!!

여기서 의구심이 하나 생깁니다. 

과연 상황 B의 경우에는 괜찮은 걸까요? 이 분이 벌어들인 64,000원은 진정한 수익일까요?

'수익이면 수익인 거지, 진정한 수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저 말은 뭐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 분의 누적계좌곡선을 한 번 같이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래프가 뭔가 지그재그 모양인 것이 지저분해보이네요. 진짜 중요한 것은 6일, 8일, 10일 차에는 잔고가 마이너스라는 점입니다.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런 상황인 겁니다. 월별로 손익을 따진다고 가정했을 때 다행히 11일차가 말일이어서 한 달이 끝나는 것이라면 64,000원 수익이겠지만, 만약 10일차가 월말이었다면 이 분은 19,000원 손실입니다. 9일차에 한 달이 끝났다면 147,000원 수익인 반면 8일차에 월말 정산을 했더라면 6,000원 손실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분의 계좌는 변동성이 너무 커서 결과를 체크하는 날에 따라 수익/손실 여부가 달라지는 케이스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64,000원은 진정한 수익이라고 하기 힘들겠지요.


어찌됐든 중요한 점은 상황 A, 상황 B 어느 쪽이든 간에 이렇게 매매를 해서는 1년, 2년이 지나도 돈을 못 벌 것 같다는 점입니다. 종목선정과 매매타점이 올바르게 되어도 상황 A나 상황 B를 반복하고 계시다면 그 분은 돈을 버는 구조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상황 A를 반복하시는 분들 가운데 아직도 돈 번 날 기뻐하고, 돈 잃은 날 우울해하는 분이 계시다면 그 분은 돈을 버는 구조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분일 겁니다. 상황 B를 반복하시는 분들 가운데 월말 정산 시 수익이라고 기뻐하신다면 그 분 또한 돈을 버는 구조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분일 겁니다.


그렇다면 계좌관리의 핵심인 돈을 버는 구조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바로 승률과 손익비의 함수식입니다.


혹시 용어를 모르시는 분이 계실까봐 설명을 드리자면 승률이란, 말 그대로 '총 매매 횟수'와 '수익을 내는 매매 횟수'의 비율입니다.

그리고 손익비란, 손실률과 수익률의 비율입니다. 손절선 -2%에 익절선 +3% 인 상황이라면 2:3 혹은 1:1.5 라고 할 수 있겠지요.


승률과 손익비를 사용하여 돈을 버는 간단한 원리를 설명해보겠습니다.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ㄱ)과 (ㄴ) 중 하나이면 됩니다.

(ㄱ) 매매할 때마다 벌거나 잃는 돈의 액수가 같다고 가정하면, 돈을 잃는 횟수보다 버는 횟수가 많아야 합니다. (승률)

(ㄴ) 매매할 때마다 벌거나 잃는 돈의 액수가 다르다면, 돈을 잃을 때의 금액보다 벌 때의 금액이 커야 합니다. (손익비)

참 쉽죠?


즉,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매매 승률과 그에 따른 손익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매승률에 따른 손익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상황 A나 상황 B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너무나도 단순한 확률 산수문제인 것입니다.


이 문제의식을 가진 채 다시 상황 A와 상황 B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상황 A인 분은 매매승률이 70% 정도 됐었죠? 하지만 매매승률에 맞는 손익비를 고려하지 않아서 중간에 큰 손실을 보셨습니다. 이 분이 시간흐름에 따라 계좌잔고를 우상향시키려면 손절폭을 줄이든지 익절폭을 늘려야 합니다. 간편한 셈을 위해 손절률을 20% 낮추고 익절률을 20% 올린다고 해봅시다. 예를 들면, -3%에 손절할 것을 -2.4%에 손절하고, +3%에 익절할 것을 3.6%에 익절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겁니다. 당연히 손실은 20% 줄어들 것이고, 수익은 20% 커질 겁니다. 이렇게 손절선과 익절선에 작은 변화를 주면 A의 누적계좌곡선은 아래와 같이 바뀔 겁니다.




그 결과 월말수익 또한 250,400원으로 드디어 양의 값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7일차와 8일차의 큰 손실로 인해서 누적수익금이 뚝 떨어진 것이 다소 불만이긴 하지만 이 점은 나중에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상황 B인 분으로 가보죠. 이 분은 매매승률이 60% 정도 되는데 손익비가 거의 1:1 수준이라서 누적계좌곡선의 진폭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이 분의 경우도 손익비를 계산하지 않은 매매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분도 마찬가지로 손절률을 20% 낮추고, 익절률을 20% 올려보겠습니다.

이렇게 손절과 익절선에 작은 변화를 주면 B의 누적계좌곡선은 아래와 같이 바뀔 겁니다.




어떤가요? 아까는 누적계좌곡선이 우상향하는 듯한 느낌이 없었는데 이제는 얼핏 계좌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네요. 짝짝짝!

이대로만 계속 매매한다면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2% 익절선에 -2% 손절선을 갖고 매매를 합니다. 손익비가 1:1 입니다. 만약 이 분의 매매승률이 50% 라면 확률적으로 이 분의 계좌는 평생 제자리 걸음일 겁니다. (엄밀히 따지면 0.04%씩 손실을 볼 겁니다. 1.02 * 0.98 = 0.9996)

이 분이 매매승률을 70~80%로 끌어올린다면 이 분의 계좌는 우상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매매승률을 끌어올리지 못 한다면 손익비를 올려야 합니다. 매매승률이 50% 밖에 되지 않더라도 손익비가 1:2 라면 말이 달라집니다. +4% 익절선에 -2% 손절선으로 대응한다면 계좌는 우상향할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손익비는 고려하지 않은 채 매매승률에만 집착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승률과 손익비의 함수식에서 음의 결과값을 보게 됩니다. 급등주에서 2%를 먹기 위해 -10%를 각오해야 하는 매매라면 적어도 승률이 85%는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승률이 85%도 안 되면서 2%를 먹기 위해 -10%를 각오하는 무모하고 비이성적인 매매를 합니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만약 돈을 버는 구조, 즉 매매승률과 손익비에 대한 관계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으셨다면 이번 기회에 하고 계신 매매의 승률을 계산해보고 이에 맞는 손익비를 세팅하여 계좌를 우상향 시키시길 바랍니다.


다음 번에는 상황 A에서 발생한 큰 손실에 대한 원인 및 해결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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