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 이희진을 통해 달궈진 논란


요즘 온/오프라인 상에서 상당히 핫이슈가 되는 아싸 이희진(이하 이희진씨)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1년여쯤 전 어디선가 혜성처럼 나타났고 당시의 수식어는 '최소 수백억 원대의 재산을 보유한 성공한 주식투자자'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부가티라는 스포츠카를 구입하면서 더욱 유명해졌고,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였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베스트셀러라는 이유로 더 팔려나가듯, 유명세가 유명세를 부르기 시작하며 이제는 상당한 유명 스타가 되었습니다.


일약 스타가 탄생하자 그를 불신하는 세력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소위 금융/증권계를 잘 안다고 하시는 분들 가운데 몇몇 분들도 이희진씨의 사업구조 및 자금출처 등을 의심했고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희진씨는 억측이라며 반박했지만 현재까지 논란은 사그러지지 않은 상태이고 어떠한 사실도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각종 글을 읽던 도중 알게된 사실


저 또한 주식을 하는 사람으로써 업계에 신선한 존재가 나타난 것에 흥미를 가졌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온라인 현장에서 다양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음을 아프게 하는 캡쳐이미지를 몇 개 보았습니다. 그 중 2개를 공유합니다.





(2개의 이미지 모두 출처는 신준경님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tyle1208)


저는 위 이미지에서 주장하는 바가 사실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저 주장들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투자자 입장에서 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만약 위 이미지에 드러난 주장이 사실이라면 첫 번째 분은 업체(혹은 이희진씨 본인)의 추천에 의해 매수한 종목에서 약 5천만 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분도 마찬가지로 업체(혹은 이희진씨 본인)의 추천에 의해 매수한 종목에서 평가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체(혹은 이희진씨 본인)의 주장과 달리 YDM이라는 주식이 10월에 매도되지 않아 빚을 져 투자한 금액의 대출금을 갚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의 몫'


주식투자를 하고 심각한 손실을 입는 것은 비단 이분들 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우리 주위에는 보이든, 보이지 않든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주식으로 삶에 영향을 줄 만큼의 손해를 보고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주식은 채권이나 부동산 시장에 비해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원금대비 손실률이 높은 편이고,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손해를 본 사람들의 수가 많습니다. 또, 경마나 스포츠토토 등에 비하면 도박이 아니라는 생각에 심리적 접근성이 높고, 그 결과 손실을 보는 사람의 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저 또한 주식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통해 생활에 지장을 줄만큼의 손실을 보고 밤잠을 설쳐가며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주식에 입문하고 멋모르고 매매할 때, 하루에 100만원 손절하면서 느꼈던 괴로움을 상기하면 많은 분들이 느낄 심적 고통을 공감합니다.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물론, 식욕을 포함해서 모든 욕구가 사라졌던 것 같습니다. 손절 한 번만 해도 이렇게 힘든데 심지어 빚 내서 투자한 자금에 대해 수천만 원, 수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면 그 괴로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사실 제가 평소에 습관처럼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물론 모든 투자행위에는 책임이 따르고 이는 수익과 손실의 가능성이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손해를 본 사람들을 구제할 직접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돈이 많은 것을 좌우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이 움직이는 메커니즘에 대한 교육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부의 명백한 배임행위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서는 국어, 수학, 영어 등 만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그 자체에 대해 가르쳐야 합니다. 돈이란 무엇인지, 돈은 어떻게 돈을 버는지,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말입니다. 이런 금융수업 없이는 일반인들은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돈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보니, 가난한 부모의 말을 듣고 배운 것, 회사에서 옆 동료/상사가 하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운 것 등이 전부입니다. 물론 많은 회사 동료나 상사도 그들의 가난한 부모한테 배운 것이 전부입니다. 잘못된 투자로 돈 날리는 생각은 안 하고, 주변에서 일확천금으로 부유해진 사람들 만을 보고 '역시 인생 한 방이다'라는 생각만 갖게 됩니다. 주식 역시 '한 방이면 대박난다'는 꿈에 부풀어 과오를 반복합니다. 한미약품, 산성앨엔에스(현 리더스코스메틱), 영진약품 등의 차트나 보면서 '아, 내가 여기서 사서 여기서 팔았으면 지금 수익이 얼마인데'하는 상상만 합니다. 하지만 배운 것이 없는 사람, 공부하지 않은 사람,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은 2014년 초에 한미약품 주식을 손에 쥐어줬다고 하더라도 절대 큰 돈을 벌 수 없습니다. 5%, 10%, 많으면 30% 먹고 팔았겠지요. 그리고 설령 돈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우연히 번 돈은 또 다른 매매를 통해 홀랑 날리고 맙니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기득권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절대로 80%의 대중을 향해 돈의 원리에 대해 가르치지 않습니다. 정보가 곧 돈이기 때문입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금융수업이란 없습니다. 다수가 똑똑해지면 윗사람들이 골치 아파지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이지도 않습니다. 멋모르고 덤벼든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나면 그것이 곧 국가의 세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바로 공부해야 합니다.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공부하고, 투자가 무엇인지 공부하고, 주식이 무엇인지 공부해야 합니다. 나를 유혹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공부해야 합니다. 사기꾼과 선량한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사회를 공부하고, 법을 공부하고, 역사를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가 어렵다면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하고, 흥미가 없다면 흥미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공부할 수 없다면, 흥미있는 2~3가지에만이라도 집중해서 그 부분에서 만큼이라도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공부하지 않고 이 세계에 뛰어듭니다. 50만원짜리 컴퓨터를 살 때는 이것 살까, 저것 살까, 어떤 게 좋은가 고민하고 알아보느라 1주일을 씁니다. 반면 5백만원 어치 주식을 살 때, 5천만원짜리 땅을 살 때, 5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는 너무도 쉽게 결정해버립니다. '이 주식 10배 오른다더라', '이 부지 주변에 지하철역이 생긴다더라', '이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50:1이더라'하면서 말입니다.


모든 투자에는 수익과 손실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손실을 본 투자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본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손실을 본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이 '돈'이 사실은 칼보다 무서운 존재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도 여전히 지금 이 순간, 이것에 투자하겠습니까?"

이것이 진정으로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있다'는 것의 의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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