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KAI), 3거래일 연속 깊은 하락...52주 신저가

방산비리 조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항공우주(047810)의 주가도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5%대 하락에 이어, 어제는 11%, 오늘도 5%대 하락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불과 3거래일 만에 주가가 22%나 빠졌고, 시가총액은 1조 3천억원 가량 증발해버렸습니다. 뉴스에서도 연일 한국항공우주에 대해 취재하고 있는 만큼, 개미투자자들의 관심도 많을텐데요. 과연 이 시점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거래량 터지는 장대음봉에는 제발 목숨 걸고라도 탈출해라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식을 산 뒤,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면 됩니다. 참 쉽죠?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주식을 팔기 위해서는 주가가 올라야 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오르는 주식'을 사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개미투자자들은 마치 돈을 잃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청개구리와 같이 반대로만 행동합니다. 오르는 주식을 사야 하는데, 내리는 주식을 사는 것이죠. 신고가를 작성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식은 비싸다고 쳐다보지도 않고, 한국항공우주처럼 떨어지는 주식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래놓고 개미는 절대 주식으로 돈 벌 수 없다며 애꿎은 외국인, 기관투자자와 공매도 제도만 탓합니다. (물론 개미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처럼 자유롭게 공매도를 할 수 없다는 데에는 형평성의 문제가 있지만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내리는 주식 가운데에서도 가장 악질이 바로 거래량 터지는 장대음봉입니다. 왜냐고요? 그건 바로 '강한 매도세력'이 존재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오직 매수세와 매도세의 싸움입니다. 그런데 매도세가 매수세를 압도하여 주가가 하락했다? 이쯤에서 뭔가 감지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거래량마저 크게 터졌다? 이건 탈출 시그널입니다. 매도세력이 하루종일 큰 물량을 팔아치웠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세력이 주가는 속일 수 있어도 거래량은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 거래량을 유심히 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누군가 주식을 팔았다는 건, 반대로 누군가 주식을 샀다는 것이지 훗'이라고 주장하며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누가 주식을 샀을까? 그건 바로 주가를 조만간 부양시켜줄 세력이지'라며 잘못된 방향으로 한 번 꼬아서 생각하는 부류가 있습니다. 스스로 세력이라고 가정하고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정신 나간 세력이 떨어지는 칼날을 받아서 주가를 힘차게 부양시킵니까? 주가가 안정되고 난 이후에 더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데, 주가가 어디까지 떨어질줄 알고 그 많은 물량을 다 받습니까? 여러분이 세력이라면 그렇게 주식을 매수하시겠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또, 이런 부류도 있습니다. '주가는 급락하면 반드시 급반등하게 되어 있지. 그러니까 급락할 때 사는 게 좋은 거야.' 이 말은 상당히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주가는 급등하면 급반락하고, 급락하면 급반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오류와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급락의 바닥지점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좌측의 그림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예를 들어 악재에 따라 하락할 에너지의 크기가 100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첫 날 25만큼 하락했고, 둘째 날 45만큼 하락합니다. 3일 째에 20만큼 하락하고, 마지막 4일 째에 10만큼 하락합니다.


하지만 2, 3, 4일 째의 주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는 개미는 첫 날 '주가가 급락했다'며 주식을 매수합니다. 주가가 반등합니까? 안 합니다. 왜냐하면 아직 주가 하락에너지가 전부 현실화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날 '주가가 급락했다'며 '이제는 정말 주가가 많이 빠졌으니 반등할 때가 됐다'고 주식을 매수한 개미 역시 손실입니다. 주가가 반등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가는 4일에 걸쳐 하락에너지를 전부 뽑아낸 뒤 반등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젠가 하락에너지가 끝난 뒤에는 반드시 반등할 것이니 계속 해서 추가매수(물타기)를 하면 되지 않냐'고요? 절대 안 됩니다. 왜냐하면 주가가 반등하기는 반등하겠지만, 얼마나 반등할지 예측할 수 없고, 반등 시 고점이 나의 평균매입단가보다 위에 놓일 것이라는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탱탱볼을 사람 키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리면 떨어진 높이의 대략 70% 정도는 튀어오르죠? 하지만 농구공은 어떤가요? 농구공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면 떨어진 높이의 대략 50% 정도는 튀어오릅니다. 하지만 야구공은 어떤가요? 야구공은 약간 튀어오르긴 하지만 거의 튀어오르지 않습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급하게 떨어진 주가는 매우 높은 확률로 튀어오릅니다. 하지만 이놈이 탱탱볼인지, 농구공인지, 야구공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얼마나 튀어오를지도 모르는데 주식을 덜컥 매수하는 건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게다가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주가가 하방으로 힘차게 내리꽂은 경우, 대개는 중기적 추세가 하방으로 꺾여버립니다. 돈을 벌고 싶어도 벌기 힘든 주가를 보인다는 뜻입니다. 이래도 거래량 터지는 장대음봉에 가서 낙주매매하시겠습니까?


이렇게 설명을 드려도 거래량 터지는 장대음봉에 가서 붙고 싶다면 제가 뜯어말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결국 투자의 책임은 스스로가 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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