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서 주최하는 가치투자 강연회가 

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렸습니다.

전 기술적 분석을 하는 트레이더이기 때문에 

가치투자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요.

참가신청이 무료이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도 해볼겸 다녀와봤습니다.



▲ 강연을 진행한 증권업계 전문가 3인


좌측부터 VIP투자자문 최준철 대표이사님,

신영자산운용 이상진 사장님,

한국투자밸류운용 이채원 부사장님입니다.


업계에 최소 15년 이상 발을 담그신 분들이니 

전문성이 뛰어난 분들입니다.

강연이 진행된 국제회의장은 

약 400~500명의 참가자로 가득 찼습니다.

정시에 도착하니 

일부 2층석 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 2016 한경 가치투자 강연회 포스터


강연은 약 1시간 40분 간 쉬지 않고 진행되었고, 

질의응답이 20분 가량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만한 

강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드립니다.


"PBR이 낮고, PER가 낮은,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야 한다.

국내 주식시장 PER 평균이 13이니

PER이 7만 되어도 싼 주식이다.

악재 없이 단순 수급 때문에, 

단기 실적악화 때문에,

오해와 편견 때문에 

소외 받고 있는 주식을 찾아라 "


이채원 부사장




"영어 이름인 회사 빼고 (웃음), 

20년 이상 업력 지닌,

꾸준히 영업이익이 나오되 

거래량이 낮은,

소외된 주식을 찾아야 한다.

코스피 박스권 바닥인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볼 수 있다 "


이상진 사장



"좋은 말에 좋은 기수가 필요하듯,

좋은 업종의 기업에 

좋은 경영진이 필요하다.

항상 공부하고 자료를 찾아서 

추리고 추려낼 것.

해외주식투자를 고려한다면 

국가가 아닌 기업에 베팅하라 "


최준철 대표



▲ 참석자로 가득 찬 강연회장


이 외에도 청중으로부터

"좋은 기업이란 무엇인가"

"인공지능 매매에 대한 의견"

"대표들의 실전 투자전략"

"매수, 매도 타이밍"

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적절한 답변을 잘 들었습니다.


최준철 대표, 이상진 사장님의

인공지능 매매에 대한

의견이 흥미로웠고,

버핏식 매매의 한계를 체감하는

이채원 부사장님의 고견도

잘 들었습니다.


연례 행사라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꼭 내년에 

참가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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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트레이더 및 투자자들이 하나 같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운'이 작용할 가능성은 0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두 차례 운으로 큰 돈을 벌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아무런 대책 없이 장기적으로 운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 워런 버핏도 "투자에 대해 모른다면 그냥 미국 주가지수 인덱스에 투자하고 미국 산업이 돈을 벌어다주기를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 말은 헤지펀드를 겨냥한 발언이었지만 요점은 투자에 대해 잘 모른다면 이것저것 돈 날리는 행위를 하기 보다는 단순하게 미국 산업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결국 주식은 운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입니다. 펀더멘털에 의한 가치투자가 되었든, 시세변동에 의한 트레이딩이 되었든 간에 본인의 영역에 알맞은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여기서 실력은 (1)많이 벌고 조금 잃는 계좌관리와 (2)많이 벌고 조금 잃는 매매전략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참 쉽죠?



하지만 주식 하는 많은 사람들이 벌 때 조금 벌고 잃을 때 크게 잃습니다. 조금씩 벌더라도 번 것의 합계가 잃은 것의 합계보다 크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문제는 그렇지 못 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결국 벌 때 기쁜 것도 잠시, 주식을 하면 할수록 계좌 잔고는 줄어만 갑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번 글(클릭)을 통해 승률과 손익비의 함수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난 글의 핵심은 매매승률 뿐만 아니라 손익비까지 고려한 매매를 해야한다는 것이며 매매승률이 아무리 높더라도 손익비가 올바로 설정되어 있지 않으면 말짱 소용 없는 일이고, 매매승률이 조금 낮더라도 손익비가 올바로 설정되어 있으면 돈 벌기에 문제 없다는 것입니다.


매매승률과 손익비의 함수식에 대해 이해하더라도 잘 인식하지 못 하는 사이에 그 함수식이 쉽게 망가지게 되는데, 그 이유 중 한 가지는 바로 '물타기' 때문입니다. 물타기는 매수 이후 가격이 내려갔을 때 추가로 매수하여 평균매수단가를 낮추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물타기의 맹점은 투입금액이 증가하여 손실액이 커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1차 100만원, 2차 100만원, 3차 100만원 이렇게 총 300만원의 자금을 투입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1차 매수 이후 목표가에 매도하여 3%의 수익을 올린 경우 3만원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2차 매수까지 한 뒤 목표가에 매도하여 3%의 수익을 올린 경우 6만원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만약 3차 매수까지 한 뒤에도 주가가 하락하여 3% 손절을 했다면 9만원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대충 숫자만 보더라도 수익금보다 손실액이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조금 벌고 크게 잃는 분들의 특징을 보면 제 때 손절을 못 하거나, 물타기의 맹점을 이해하지 못 한 채 물타기 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이 있을 겁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면


1. 1차 매수만 하더라도 3차 매수 이후 손절했을 때의 손실액보다 더 크게 벌 수 있도록 목표수익률을 상향하거나 추세추종을 통해 그 이상의 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한다.


2. 1차 매수 이후 수익금이 3차 매수 이후 손절했을 때의 손실액보다 더 크지 않더라도 압도적인 매매승률로 상쇄시킬 수 있을 만큼 뛰어난 매매전략을 구상한다.


3. 1차 매수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 피라미딩을 통해 수익금을 극대화한다.


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의 '사고과정'이 있어야만 매매승률과 손익비의 함수식이 양의 값을 보일 수 있습니다. 제가 다른 글(클릭)에서 언급했듯이 만약 음봉매매 물타기를 하는 분이라면 계좌를 우상향시키기 더욱 힘들기 때문에 보다 확실한 매매전략을 만들어내든지 매매방법, 분할매수 방법 자체에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요즘 리우 올림픽이 한창입니다. TV만 틀면 연일 리우 올림픽 스포츠 뉴스가 나오고 지구 반대편에서 어떤 경기 결과가 있었는지 알려줍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타지까지 가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정말 기쁜 일입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선수들이 메달을 따는지 못 따는지에 너무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박태환 선수가 현재 위치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노력하고 고생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예선에 탈락하자 손가락질을 하거나 등을 돌리는 일부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메달 그 자체보다는 비록 메달을 따지 못 하더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흘린 땀이야말로 주식을 하는(하려는)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정신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김연아 선수의 경우 7세 즈음부터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수상내역을 보면 3년이 지난 10세 때 처음으로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15세 때 국제대회에서 1위를 했습니다. 17세 때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1위를 했고 그 이후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줄줄이 세웠습니다. 그녀의 무대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김연아 선수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고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그녀의 피겨스케이팅 기술, 얼굴 표정과 몸짓에 담긴 연기를 보고 단박에 그녀의 십수 년 간의 노력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인들은 한평생 어떤 한 가지에 몰두해서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스포츠 스타의 피땀 어린 노력을 어렴풋이 상상만할 수 있을 뿐 실제로 그 노력, 훈련, 고생의 양을 감히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스포츠 스타뿐만 아니라 한 영역의 대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자, 그렇다면 주식은 어떨까요? 혹시 주식은 스포츠 등과는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주식이 시간을 들여 기술과 실력을 연마하는 영역과 달라서 대충 하더라도 돈 벌 수 있는 것이라면 왜 우리 주변에는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보다 돈 잃었다는 사람이 많을까요?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운이 없는 것일까요? 만약 여태까지 주식을 운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번 기회에 생각을 바꿔보시는 건 어떨까요?


계좌개설 과정과 매수/매도 버튼 누르는 게 너무 단순하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주식하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종목만 잘 찍고 매수/매도 버튼만 잘 누르면 누구나 쉽게 돈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식투자로 얻는 수익은 불로소득이라고 생각하며 별다른 노력 없이도 쉽사리 시장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바둑돌 처음 잡은 사람이 이세돌처럼 바둑을 둘 수 없고, 축구공 처음 잡은 사람이 호날두처럼 축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증권계좌 처음 개설한 사람은 워런 버핏처럼 주식투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런 버핏이 말한 몇 가지 인용구만 읽으면 자신도 금세 주식으로 돈 벌어서 차도 바꾸고, 집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해서... 너무 날로 먹으려는 것 아닌가요?





그러면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공부하고 주식매매 훈련을 해야 합니다. 김연아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 밤낮 없이 피겨스케이트를 타야 하고, 호날두가 되기 위해서는 밥만 먹고 공만 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주식에 미쳐서 주식 공부를 해야 합니다. 물론, 모든 피겨스케이트 선수가 김연아처럼 될 수는 없고, 모든 축구 선수가 호날두처럼 될 수는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분명히 타고난 기량이나 하늘에서 점 찍어준 운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노력한다면 우리는 김연아는 못 되어도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알바생이 될 수 있고, 호날두는 못 되어도 조기축구회장은 할 수 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워런 버핏이 되지는 못 하더라도 입에 풀칠할 만큼 돈을 벌 수는 있다는 말입니다.


본인이 가치투자를 지향한다면 가치투자로 성공한 사람의 책을 읽고, 신문을 보고,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시장 조사를 하고, 기업을 탐방하는 등의 행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트레이딩을 지향한다면 트레이딩으로 성공한 사람의 책을 읽고, 차트를 공부하고, 반복 매매를 해보고, 소액으로 검증하고, 성과 분석을 해야 합니다. 그래도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서점에 달려가 도서검색창에 '주식'이라고 검색해서 뜨는 책이 있는 코너에 앉아서 이 책, 저 책 읽으면서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책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널린 게 자료입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셔도 됩니다. 증권사 실전투자대회 때는 순위권 참여자의 매매내역이 공개되니 그것을 참고하셔도 될 겁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들은 공짜입니다.


수많은 공짜자료들이 눈 앞에 널려 있는데, 왜 노력하기 싫어서 유료문자서비스에 가입하시나요? 그들은 진짜 전문가가 맞는지 의심해보셨나요? 그들이 찍어주는 종목 사고 팔아서 지난 1년 간 수익은 내셨나요? 이렇게 노력 없이 돈 몇 푼 내고 받아보는 종목만 사고 팔아서 더 큰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면 모두가 거기 가입하지 않겠습니까? 공부 없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시장을 이기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노력하고 있는 전세계의 모든 가치투자자와 트레이더들보다 자신이 더 낫다고 자만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건 마치 걸음마를 막 뗀 아이가 육상선수권대회 입상권에 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의 전설적인 트레이더인 리차드 데니스는 친구와 '뛰어난 트레이더는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칩니다. 데니스는 뛰어난 트레이더는 후천적으로 양성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의 친구인 에크하르트는 선천적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각양각색의 배경을 가진 수십여 명의 사람들을 고용해놓고 트레이딩에 대해 가르치고 그 결과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한 마디로 말싸움의 끝장을 보기 위해서 직접 실험을 한 것입니다. 이 참가자들을 터틀이라고 불렀습니다. 트레이딩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터틀도 있었지만, 그들이 트레이딩에 대해 가르친 기간은 고작 2주일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가르친대로 행하지 않는 일부 터틀은 실험 과정에서 탈락했지만) 상당수의 터틀은 훌륭한 트레이딩 성과를 냈고, 뛰어난 트레이더는 후천적으로 양성될 수 있다고 주장한 데니스가 옳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3~4년이 지나고 터틀 교육 팀은 와해되었고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 제 갈 길을 걷게 되는데, 이후로는 모두가 높은 수익률을 내는 트레이더로 성장하지 못 했다는 점입니다. 일부 터틀은 펀드를 설립하여 수 억 달러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되었지만, 많은 터틀들은 트레이딩으로 살아남지 못 하고 데니스의 트레이딩 전략이나 팔아먹는 신세로 전락하고 맙니다. 일부 터틀의 승승장구에 위기감을 느낀 스승 데니스도 업계로 복귀해서 펀드를 설립했지만 과도한 손실로 펀드를 폐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면 왜 같은 전략으로 매매하는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성공하지 못 했을까요? 아마 그 차이는 개인의 지속적인 연구, 노력, 마인드 등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과 못 버는 사람의 차이는 단순히 마법 같은 비밀 기법을 알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완성도 높은 기법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이고 지속적인 연구와 검증, 변화하는 시장에 맞춘 전략과 계좌관리 방법의 수정, 건전한 마인드와 연속된 수련 등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게임에서 이길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게임에 사용할 바른 규칙과 태도이다. 문제는 이러한 규칙과 태도가 기본적인 인간 본성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것이다."

-리차드 데니스




추천 및 참고 도서:



 

제가 다른 글에서 세력이 변동성완화장치(VI)를 이용하여 상한가 매도잔량을 공짜로 확인한다고 언급했습니다(관련글 클릭). 이게 무슨 뜻인지 어제 장중에 포착한 이미지와 함께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변동성완화장치(VI, Volatility Interruption) 제도의 도입


작년 6월, 상하한가 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변동성완화장치(이하 VI)도 도입되었습니다. 급등, 급락하는 종목이 장중 갑자기 단일가 체제로 바뀌는 장치입니다.


제 생각에 VI는 별로 좋은 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득보다 실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세력들은 VI와 상관 없이 주가를 띄우거나 내림에도 불구하고 VI가 생기고 난 뒤, (1)고점에서 개미가 물리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2)세력이 고점에서 공짜로 상한가 매도잔량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점에서 개미가 물리는 경우가 빈번해진 이유는, 많은 HTS에서 제공하는 VI발동예상가격 기능 때문입니다. 급등하는 종목에서 호가창에 VI발동예상가격이 표시된 것을 보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흥분을 하게 됩니다. "이 속도로 오르면, 바로 4~5호가 위에 있는 VI발동가격까지 건드리겠군" 하는 생각을 하고 고점에서 추격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한 세력들이 VI발동가격 1~2호가 아래에서 물량을 상당히 많이 털어내는 모습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았습니다. 금세라도 매도호가를 잡아 먹고 올라갈 것처럼 움직이지만 매도호가 잔량이 줄어들 때마다 매도물량이 계속 더해지고, 결국 세력들 좋은 일만 시킨 뒤 주가는 급락합니다.


또, 세력이 고점에서 공짜로 상한가 매도잔량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HTS가 제공하는 매수, 매도호가는 현재가를 기준으로 위아래 10개씩입니다. 따라서 주가를 상승시키는 세력은 현재가를 상한가 -10호가까지 만들지 않으면 상한가 매도잔량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상한가 매도잔량을 확인해야 자신들이 상한가를 만들고 유지시키고 털어먹기 좋은 물량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상한가 매도잔량을 확인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VI 제도 도입 이후 이들에게 상한가 매도잔량 확인은 '거저'가 되어버렸습니다. +18~21% 부근에서도 VI가 발동된다면 손쉽게 상한가 매도잔량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한가 매도잔량 확인의 예


어제 명문제약이 크게 상승했다가 하루종일 하락하였습니다. 오전장 주가가 급등할 때 VI가 발동되었는데 이 때 세력이 상한가 잔량을 확인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1% 가량 상승한 지점에서 VI가 발동되었다



VI가 발동되자마자 세력이 상한가 잔량을 확인하는 모습

예상 체결 수량이 49만주이고, 상한가 매도잔량이 29만주임을 확인하였다



상한가 잔량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주가를 원래대로 복귀시킨다

예상 수량이 7만주로 줄어들었다

줄어든 42만주(30억원 이상)는 누구의 돈일까?



물론 이 경우, 명문제약 차트의 흐름으로 보았을 때 세력의 1차 설거지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상한가 매도잔량이 많지 않더라도 굳이 상한가를 만들만한 상황이나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세력들이 VI를 활용하여 상한가 매도잔량을 쉽사리 확인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는 상한가 매도잔량을 확인한다는 것을 개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상한가를 만들 수도 있다는 기대심리를 불어넣는 효과도 있겠지요.


어찌되었든 아직 미성숙한 금융시장법과 여러모로 부족한 금융당국의 실정을 고려했을 때 상하한가 폭 확대 및 VI 제도 도입은 오히려 주식시장을 세력들의 더 놀기 좋은 놀이터로 만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세력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여 올바른 매매를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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