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차트를 보고 주식을 매매하는 기술적 분석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차트의 모양새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든가 이면의 삼라만상을 꿰뚫어보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 게 가능하다고 믿지도 않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차트의 패턴 가운데 강력한 매도 시그널이 담긴 모양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고점에서 거래량 터지는 역망치형 음봉입니다. 역망치형 음봉이란 바로 이런 모양이죠.
▲망치를 뒤집어 놓은 모양의 역망치형 음봉
여기서의 핵심은 바로 '고점'에서 대량의 '거래량'과 함께 보이는 역망치형 음봉이라는 겁니다. 시장이 과열되며 주가가 신나게 오르다가 모든 기대감이 꺼질 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을 두고 희대의 트레이더 제시 리버모어는 '일중 반전'이라고 불렀습니다. "일중 반전은 강력한 매도 시그널이며, 구체적인 조건으로는 고가는 전일의 고가보다 높지만 종가는 전일의 저점보다 낮은 상황"이라 말했습니다.
▲일중 반전이 나타나는 날의 주가와 거래량
매 순간 모든 자산의 가치와 가격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 심리의 특성상 모든 주식은 가치와 가격에 괴리가 존재하며, 시장이 과열될 때 가격이 가치로부터 더욱 멀어집니다.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시장 참여자의 기대심리는 더욱 달아오르고 어느 날 갑자기 투기 거품이 꺼질 때 일중 반전이 나타납니다. 고점에서 대량 거래량의 역망치형 음봉이 보일 때는 우선 '본인의 진입이 늦거나 수익 기회를 놓쳤음'을 인정하고 빠르게 청산하거나 '대주 매도'를 치는 게 안전한 이유입니다.
아래 예시를 보면 이해가 잘 되실 겁니다. 제시 리버모어가 말한 것과 같은 구체적인 조건은 충족시키지 않았지만 어떤 의미인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좀 이해가 되시나요? 최근 강한 상승세에 있던 종목이 오전장까지도 상승세를 보이다가 장중에 시가를 깨고 내려가며 역망치형 음봉을 그리기 시작하면 강력한 청산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주식에 100%는 없습니다. 고점에서 거래량 터지는 역망치형 음봉이 나오고도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확률은 희박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최근 에스모의 경우에도 사측의 '삼성전자 M&A 사실무근' 보도와 함께 주가가 단기 급락했으나 이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마 '사실무근'이 아닐 거라는 기대감이 살아있는가 봅니다.
여러분의 성공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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