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자를 준범죄인 취급하며 시장의 폭락을 유발했습니다. 금세라도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시킬 것처럼 으름장을 놓았고 거래자에게는 고율의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며 겁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우리나라 비트코인 시장은 폭락하기 시작했고 세계적인 폭락이 뒤따랐습니다.


[당시 관련뉴스]


▲비트코인 시세 (출처: 빗썸) / 동그라미 친 부분이 공격적 뉴스 보도 시점


그로부터 2~3개월이 흘렀지만 정부의 공언과 달리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가상화폐 거래는 계속 되었고, 거래소를 폐쇄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해외 유수 금융기관에서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범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악재는 모두 소멸되었고 오히려 호재가 범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과거의 가격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어제 테라젠이텍스의 주가가 장 마감 직전 폭락하며 하한가에 들어섰습니다. 자회사 메드팩토의 항암신약에 심각한 부작용 문제가 있다는 루머가 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측은 "관련 루머가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했고 이에 금일 시가는 19% 가량 급등했습니다.


▲테라젠이텍스의 일봉 차트


그런데 여기서 눈 여겨 볼 점은, 주가가 급등했지만 여전히 급락 이전의 가격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① 구간이 루머 확산 이전의 가격대라면 ② 구간이 현재 위치한 가격대입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악재가 소멸되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경우 가격이 폭락 이전으로 원위치되어야 합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시장의 센티먼트 때문입니다.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은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생각으로 여전히 루머가 사실일 수도 있는 작은 가능성 때문에 주가에 리스크 디스카운트가 반영되어 있다고 봅니다. 저처럼 가격, 파동, 심리를 중시하는 사람은 '거래량 터지는 장대음봉이 보이는 강한 하락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또 30%라는 장대음봉 속에 수없이 많이 물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원래의 가격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어떤 식으로 해석하든 간에 악재가 해소되었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일시에 원상복귀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악재 소멸이 곧바로 주가 원점복귀로의 폭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시장의 현 호재도 유사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제 아무리 많은 호재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당분간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1월에 보여준 엄청난 상승과 하락 파동을 보면, 시장의 센티먼트가 곧바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파동의 주기를 고려하면 가격이 오르더라도 적어도 3~6개월의 시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비트코인, 아직 죽지 않았을 수 있다

최근 검찰의 업비트 압수수색에 의해 시장 센티먼트가 좋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비트코인은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 여전히 970만원대로 비교적 건재한 상황입니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폭은 줄어들고 있으며 시장 거래량도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이제야 조금씩 가상화폐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고 어제자 기사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했다고도 합니다. (G20, 암호화폐 사실상 '가상자산'으로 인정 전자신문)


▲비트코인/달러(BTC/USD)의 주봉 차트 (출처: Tradingview, Bitfinex)


물론 펀더멘털과 수급만으로 결코 가격이 오르지는 않습니다. 장기적으로야 두 가지 요소가 매우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희망하는 매매의 타임프레임 내에서는 시장의 분위기와 추세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위 그림에서 비트코인의 차트를 보면 한 차례 광풍 이후 일시에 거품이 꺼진 모습입니다. 추세도 꺾였고 시장의 관심도 많이 줄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추세의 급반전과 함께 급등이 나오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상당히 긍정적인 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이 올 2월의 저점인 $6,000를 훼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바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입니다.


▲1997년~2001년의 나스닥 지수 차트 (닷컴버블) (출처: Tradingview, NASDAQ)


추세를 정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점과 고점의 경신 여부를 통해 추세를 파악하는 게 그리 무리는 아닙니다. 2000년대 초반 나스닥 지수가 위 그림의 주황색 네모박스 구간에서 기존의 저점을 깨고 내려갈 때 완전한 하락 추세로 점친 것이 무리가 아니듯, 비트코인도 $6,000가 추세를 파악하는 데 의미있는 가격대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6,000보다 한참 위인 약 $8,700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즉 정리하자면, 비트코인 가격이 $6,000 아래로 내려가기 전까지는 완전한 하락(거품의 소멸)을 점칠 필요가 없으며 펀더멘털과 수급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 시장이 점진적으로 되살아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가상화폐 시장이 죽지 않았다면 인덱스 전략을 모사해보자

만약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어느 정도 있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희망이 있다면 가상화폐 시장에 베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상화폐 시장이 이대로 죽어버릴지 아니면 되살아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조금씩 보내오는 현재 시점에 보수적인 투자자가 택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투자 방법은 바로 인덱스 투자 전략입니다. 인덱스 투자전략이란 주식시장에서의 코스피200이나 S&P500 ETF에 투자하는 것처럼 시장 전체를 하나로 묶어 투자하는 것을 뜻합니다.


업비트가 최근 UBCI라는 자체 가상화폐 시장 인덱스를 개발했습니다. UBCI 가운데 저는 시가총액가중방식의 UBMI 10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확인하러 가기)


▲시가총액가중방식의 UBMI 10 (출처: 업비트)


UBMI 10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없기 때문에 UBMI 10에 베팅을 한다는 것은 본인이 직접 투자금액을 위의 비율대로 나누어 코인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천만원을 베팅한다면 비트코인 475.6만원, 이더리움 229.7만원, 리플 92.2만원 등 (이하 생략) 을 매수하는 겁니다.


위 비율과 거의 유사하지만 거래소가 아닌 미국의 한 가상화폐 헤지펀드에서 개발한 인덱스도 있습니다. Bitwise의 HOLD 10 Private Index Fund는 공급량과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여 탑 10개 코인을 선별해 지수로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가상화폐 헤지펀드 Bitwise가 개발한 HOLD 10 Index (출처: Bitwise)


업비트의 UBMI 10과 거의 유사하지만 하위 4개 코인에서 비율과 종류가 조금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할 때 어떤 인덱스를 택하든 수익률에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인덱스를 택하든 그건 여러분의 몫이지만, 여전히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회의감을 보이는 투자자가 많은 점을 고려하여 본인의 자산 규모의 작은 부분만 베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가상화폐 커뮤니티는 오늘도 '가즈아'를 외칩니다. 객관적 분석이나 엄중한 경고는 무시한 채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투자가 도박이 되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이 공간은 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저만의 블로그인 만큼 가상화폐에 대한 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주식 트레이더이며 가상화폐조차도 철저히 트레이딩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매매 대상이 주식이든 비트코인이든 간에 매매의 원리는 하나로 통합니다. 주식시장에도 적용되는 통시적 진리를 통해 비트코인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해보려고 합니다. 출발점은 사실과 거짓의 구분에서 시작합니다.


Fact #1 미래 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에 단 한 명도 없다

(=미래를 완벽히 예측할 수 있다면 왜 당신은 빌게이츠보다 돈이 많지 않은가?)



"당신이 모르는 것이 당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게 아니라,

실은 모르면서도 확실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당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


사람들은 통제를 좋아합니다. 모든 것이 자기 통제 하에 놓여야 마음이 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무언가를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미지의 영역은 미지로 내버려둬야 하는데 마치 기지(旣知)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러다 보니 특정 상품의 미래 가격에 대해서도 자신이 전부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비트코인은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화폐이고

그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이 반드시 1억 원까지 오를 것이다"


"비트코인의 주봉 차트를 보면 저점과 고점이 반복해서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7천 달러까지는 무조건 내려갈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건 완전히 틀린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틀렸다는 것의 의미는 저 발언이 100%의 신뢰성을 지니지 못 한다는 뜻입니다. 설령 99%의 확률로 예언이 현실화된다고 하더라도 1%의 오차를 지닌 이상 이 세상에 '무조건'은 없습니다. 정말 '무조건'이 존재한다면, 사돈의 팔촌의 돈까지 전부 빌려다가 올인해서 이미 빌 게이츠보다 부자가 되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 평생 기업분석에만 몰두한 워렌 버핏도 주식 투자에서 손실을 봅니다. 그런데 '무조건'이라니요? 가당치도 않은 소리입니다.


우리, 인정합시다. 비트코인의 미래 가격은 당신이나 나나 아무도 모릅니다.



Fact #2 존버가 반드시 승리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존버: '존나 버틴다'의 약자로 매수 후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끈질기게 버티는 것을 의미)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존버를 외칩니다. 왜냐하면 여태까지(엄밀히 따지면 1월 초까지) 가상화폐 시장에서 존버가 먹혀든 전략이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을 어디서 얼마에 매수했든지 간에 가격은 계속 해서 올랐기 때문에 계속 해서 수익이었습니다.




존버는 가격 우상향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야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Fact #1에 따르면 우리는 미래 가격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도 지금 이 순간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 알 수 없습니다. '가격 우상향'이라는 전제는 팩트가 아니므로 존버가 반드시 승리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닙니다.



Fact #3 우리가 어느 시점에 와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 한다


가상화폐 커뮤니티를 방문하니 많은 사람들이 하이먼 민스키의 버블 모델을 꺼내 보이더군요.


▲일반적인 버블의 형태


그러나 비트코인 시장에서 위 모델을 꺼내는 것은 일차적으로 오류를 범합니다. 바로 비트코인 시장이 '버블'이라고 전제하고 있는 오류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까지의) 서울 아파트 가격 추이처럼 지속 우상향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버블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가격이 빠르게 치솟는다고 해서 모두 거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설령 비트코인 가격이 버블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현재 어느 지점에 와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비트코인 가격 차트


위 그림에서 동그라미 친 저 고점 부분이 아래 민스키 모델에서 왼편의 동그라미에 해당하는지 오른편의 동그라미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건 오직 시간이 지나야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만약 존버하는 분이 계시다면 '반드시 존버가 승리한다'며 정신승리할 게 아니라 (설령 비트코인 가격이 버블이라고 할지라도) 본인이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이 어느 지점에 위치해있는지 믿음을 가지고 베팅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혹시라도 지난 1월의 고점이 민스키 모델에서 오른쪽 빨간 동그라미에 해당한다면 분명히 그 사실을 알아차릴 때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어야 합니다.


모두 성공투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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