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칙 매매를 지향합니다. 원칙이라는 것은 치열하게 고민해서 만들어내야 합니다. 하지만 한 번 만든 이후에는 웬만해서 거의 바꿀 일이 없어야겠죠. 마치 헌법처럼 말입니다. 원칙에 따른 시스템 매매는 장기적으로 제게 최대의 수익률을 가져다 줄 겁니다. 그러나 단기적 관점에서 하루하루를 보면 꼭 그게 사실이 아닌 것만 같아 속상함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시스템이 언제나 이길 것이라는 믿음과 상반된 현실 매매에서의 부조화는 사람을 심리적으로 괴롭힙니다. 모든 트레이더는 이것을 극복해내야 합니다.




어제는 풍강(093380)을 매매했습니다. 매수 직후 10분도 채 안 되어서 7%가 넘는 평가수익이 생겼지만 저는 청산하지 않았습니다. 원칙상 아직 제 목표 매도가격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가는 이내 급락했고 저는 원칙에 따라 본전가에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450만원이 넘는 평가수익이 3만원이 된 순간입니다. (ㅋㅋ이런..)



돈 버는 날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다른 날을 기약해봅니다. 그 날은 저의 원칙이 제게 더 큰 수익을 가져다 주기를 바라면서...

설 명절 연휴가 끝나고 첫 거래일이었던 어제 하루 파미셀(005690)에 시장의 돈이 쏠렸습니다. 식약처에서 조건부허가를 불허했다는 악재로 인해 시가부터 하한가였던 종목이 오후장 들어 하한가에서 탈출했기 때문입니다. 하한가 매도 1호가의 500만 주가 넘는 매도 물량을 전부 소화했지만 주가는 10%도 채 오르지 못 하고 곤두박질 치고 말았습니다.


파미셀은 하한가 따라잡기로 적절하지 않은 종목이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번 글에서 한 번 알려드리겠습니다.


상하한가 폭이 15%에서 30%로 확장된 이후 하따의 발생 빈도는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만 하따의 성공요건에는 여전히 과거 공식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하따의 성공요건에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일봉상 반등 없는 급락이어야 할 것

둘째, 시가 하한가여야 할 것

셋째, 오전 10시 이전 하한가에서 탈출해야 할 것


이것들이 어떤 의미인지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봅니다.


1. 일봉상 반등 없는 급락

하따의 기본 논리는 주가 급락에는 기술적 반등이 뒤따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술적 반등은 첫 번째 반등 시점에 가장 강력합니다. 왜 두 번째나 세 번째가 아닌 첫 번째가 가장 강력하냐고 묻는다면 원래 만사에는 첫 번째가 가장 의미 있고 심리적으로 강한 자극을 띠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첫 눈이나 첫 키스와 같은 개념입니다.


따라서 하따는 일봉상 반등 없는 급락일 때에만 진행되어야 합니다. 만약 일봉상에서 ⊥ 이와 같은 모양의 캔들이 나온 다음 날은 설령 시가가 하한가라고 하더라도 절대 하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첫 번째 반등에 진입할 것을 반드시 기억하세요.


▲[내츄럴엔도텍] (시가 보합이었으므로 엄밀한 의미의 하따는 아니나) 첫 번째 반등이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2. 시가 하한가

장중 하한가 진입 종목은 하따 대상이 아닙니다. 장중 하한가에 진입한 종목은 아직 일봉상 하락 에너지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매수했다가는 크게 물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드시 시가 하한가인 종목을 대상으로 하따를 해야 합니다. 조금 더 유연하게 종목을 선정하자면 위의 내츄럴엔도텍처럼 이미 반등 없는 하한가가 나온 다음 날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의 하따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3. 오전 10시 이전 탈출

하따의 세 번째 성공요건은 바로 매수 시간대입니다.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는 모든 주식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대입니다.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심기일전하여 매매를 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이죠. 상따를 하는 데에도 올바른 시간대가 있듯 하따에도 올바른 시간대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입니다. 오전 10시, 아무리 늦어도 10시 30분을 넘어간다면 그것은 진정한 하따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제의 파미셀이 10%도 채 오르지 못 하고 곤두박질 친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주식 매매에서 시간적 요소를 결코 배제하지 마세요.


이론을 갖췄으니 지난 두 달 사이 관찰할 수 있었던 '제대로 된' 하따 종목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 에이프로젠 KIC (2019/01/07)


▲ 1, 2, 3 조건을 모두 만족하였고 시가 대비 최고 23.2% 상승하였음.



◆ 크로바하이텍 (2018/12/24)


▲마찬가지로 1, 2, 3 조건을 모두 만족하였고 시가 대비 최고 20.8% 상승하였음. 



위에서 언급하였듯 상하한가 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하따의 빈도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끔씩 등장해 일부 시장 참여자에게 큰 수익의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하따 한 가지만 마스터해도 연간 수익률은 무시 못 할 수준이 될 겁니다.

용평리조트(070960)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지난 9월 현대바이오 이후 처음으로 의미있는 2연상이 나온 것 같습니다. 용평리조트는 장 마감 직전까지 상한가를 몇 틱 앞두고도 상한가 굳히기를 하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동시호가에 3.45% 갭과 함께 매도 1호가로 상한가 마감하였고 시간외에서 비로소 매수 1호가 상한가 잠그기에 성공했습니다.


매도 1호가 상한가 마감한 용평리조트의 호가 모습


시간외단일가에서 상한가 잠그기에 성공한 모습


용평리조트는 다음 주 혹은 다다음주 가장 큰 기대가 되는 주도주입니다. 상승률과 거래대금 모두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금일 2700억원이 넘는 거래대금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습니다. 2천억원을 넘기는 거래대금은 흔하지 않습니다. 아난티, 네이처셀, 대아티아이 등 손꼽는 주도주만이 차지하는 영광입니다.


시장의 주도주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정해주는 것입니다. 나는 그저 시장이 점 찍어준 주도주에 묻어갈 뿐입니다. 예를 들어 수소차 테마의 경우 혼자만의 종목에 빠져 있을 게 아니라 시장에서 유니크를 밀어줄 때는 유니크를 매매하고 이엠코리아를 밀어줄 때는 이엠코리아를 매매하고 우수AMS를 밀어줄 때는 우수AMS를 매매해야 하는 겁니다. 현재 시장은 용평리조트를 주도주로 가리키고 있습니다. 대아티아이도 좋지만 단기적으로는 용평리조트가 더욱 힘이 세보이죠.


2연상이 나왔으니 웬만해서 적어도 한 번은 위로 힘 차게 쳐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거 2연상 사례 등을 보면서 시나리오를 마련해보시기 바랍니다. 설 연휴가 끝나고 나면 조카들에게 주었던 세뱃돈 그 이상을 시장에서 벌어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확실하게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저는 시장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겁니다. 시장에 대해 100% 확신할 수 없다면 설령 그 예측률이 99%라고 할지라도 아무 것도 모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1번의 손실이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 대해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예측이 아닌 대응에 주력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카드게임 포커와 매우 비슷합니다. 카드를 오픈하기 전까지 결코 상대방의 카드를 알 수 없습니다. 마치 어느 누구도 시장을 100%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확률에 근거한 베팅은 장기적으로 승리에 가깝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런 차트 패턴에서는 X가 일어나고, 이런 호가창 모양은 세력이 물량을 떠넘기는 것이니 절대 매수하면 안 되고, 이런 종목은 무조건 매수해야 하고.. 이런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주식시장에 100%는 없습니다. 하지만 예측하지 않아도 됩니다. 게임의 룰과 대응 방식만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주식이 오를 것 같다는 '느낌'으로 주식을 매수하곤 한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감을 잘 안다. 이 사람들이 모르는 것은 바로 남들의 감이다. 내가 주가가 오를 것 같다고 느낄 때 누군가는 주가가 내릴 것 같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느낌'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건 내 감은 옳고 네 감은 틀리다는 생각에 기인한다. 근거 없는 발상이다. 오만이고 아집이고 스스로에 대한 과잉신뢰다.


주식은 주관으로 덤비는 영역이 아니다. 정답지는 시장이 갖고 있는 것이지 내가 갖고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주관은 최소화하고 시장을 그 자체로 이해하려는 객관을 추구해야 한다. '나'라는 아집을 버리고 시장과 물아일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시장의 물결에 올라탈 수 있다.


누군가 최고의 트레이더에게 물었다. "시장에서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트레이더가 답했다. "바닷가에 서서 파도가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보세요. 물결이 들이칠 때 몸 쪽으로 손짓을 하고 물살이 빠져나갈 때 바깥 쪽으로 손짓을 해보세요. 파도와 내 손짓의 움직임을 정확히 일치시킬 수 있으면 그 때 당신도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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